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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실 유감
도란도란이야기 | 2007/02/03 12:31   by 글터

우리 서점엔 다른 곳에 없는 좋은 공간이 있습니다.
제법 값이 나가는 진공관에 음질이 좋은 스피커까지 갖춘 음악감상실이 그 곳입니다.

우리 손으로 시설을 직접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허술해보이기는 해도 남다른 애정이 가는 공간이지요.
여기서 독서모임이 진행되기도 하고, 여럿이 모여 관심 분야의 음악을 함께 감상하기도 합니다.
또한, 매주 금요일이면 간략한 설명을 곁들인 작은 감상회를 정기적으로 열기도 합니다.
이따금씩 업무에 지친 이들이 찾아와 지그시 눈 감고 기대어 선율과 함께 쉬어가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곳이지요.

어제는 매주 금요일이면 바쁜 시간을 쪼개어 작은음악감상회를 진행해주는 분이 손수 빗자루를 들고 음악실 청소도 하고, 흐트러지거나 망가진 기계를 손보고 있더군요. 그런데 상황을 보니 너무 심하다 싶네요.

진공관의 파손도 막고 열이 많이 나는 진공관에 손이 데이는 사고도 막을 겸해서 덮어둔 덮개는 심하게 파손이 되어 있고, 스피커 다리는 부러져 있고, 철로 만든 스피커 보호망은 부서져 너저분하고 등등...

물론 빈틈없이 관리하지 못한 서점의 책임을 비켜가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든 편하게 사용하고 즐거움을 누리라고 만들어둔 공간을 시시콜콜 간섭하고 통제하는 것이 옳지는 않아보여 가급적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두었는데, 이쯤되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얼마전엔 음악실 정리를 하다가 구석에서 와인병과 잔을 주워들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게 되더군요. 누군가 조용한 시간에 선 굵은 음반 하나를 걸어두고 은밀히 와인 한 잔을 즐기고 갔을 생각을 하면 저 역시 그 은밀한 행복감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이 공간은 크고 작은 아이들도 쉼없이 들락달락 거리는 곳이라 언제 병이 깨지고 잔이 나뒹굴어 아수라장이 될지 모르는 곳이라 치워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차라리 매장에 이야기를 해두고 보관을 부탁하면 필요할때 내주어도 될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일이었습니다.

파손된 기계를 빼고, 보충해서 다시 정돈하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편하게 쓰시라고 놓아 두었습니다.
오래도록 자유롭고 편하게 쓰시라고 ...
정말 오래도록 즐기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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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2007/10/14 14:08 L R X
혼자 캐나다로 출장을 왔습니다.
걱정과 긴장속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긴 시간 내내 뒷좌석에 앉은 아이의 칭얼대는 소리와 발길질에 졸다 졸다 한번씩 화들짝 잠이 깨었습니다.
머라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소심한 마음과 타이밍을 놓쳐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맘으로 흉을 봤습니다. 아이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부모라고

호텔에 체크 인을 하고 거리를 나섰습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정말 낯선곳에 내가 있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그때 딸 아이한테서 멜을 보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멜에는 오늘 아침 떠난 엄마를 향한 딸 아이의 그리움이 담겨 있었습니다.
바탕화면에 제법 멋을 내어 비행기가 날아가는 배경도 띄었습니다.

어느새 이렇게 커버린 걸까요 엄마보다도 더 컴퓨터를 잘 쓰게 될때까지..
딸 아이를 생각하다보니 어린아이일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들도 아이들을 데리고 시댁을 가기위해 비행기를 자주 타게 되었습니다.
나름 신경을 쓰면서도 무심코 아이들의 발길질에 무심했던것 같습니다.
앞좌석 아가씨가 눈을 흘기며 신경질을 내면, 참 까탈스러운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사람은 자신의 앞만 보는 것 같습니다.
내가 지나온 길이나 앞으로 지나갈 길을 보지 못합니다.
조금 더 폭 넓게 보는 방법을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사는게 참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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