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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2   [글터] 돌이와 장수매 (1)


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책 읽어 줄께 | 2007/03/14 20:10   by 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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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름: 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 -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지은이: 이철수
펴낸곳: 삼인
펴낸날: 2006년 12월 12일
가   격: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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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글터 2007/03/14 20:11 L R X
청빈

나누는 손이 아름답지만, 가난하여 나눌 것이 적은 손은 순정합니다. 가난보다 더 깊은 기도는 없음을 빈손이 알려줍니다. 일하는 손도 아름답지만 쉴 때 쉬면서 그 손을 조용히 살피는 성찰의 시간도 소중합니다. 일만 하다 죽으라는 인생 아닌 것을 빈손의 묵묵함을 통해 다시 깨닫습니다. 몸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부지런히 살아가는 손에게 몸이 하는 대답도 있어야 합니다. 존재가 두루 무상해서 하루하루 나이 먹다 보면, 힘없이 앙상해진 손을 가슴에 품어 안고 살아온 날들 되돌아보게 될 테지요. 손이 기억하는 한 평생이-선한 것이건 악한 것이건, 그것만으로 충분했다고 할 수 있을까? 가난을 위해서 쉬지 말고, 맑고 투명한 존재와 마음을 위해 쉬는 손을, 나태해진 손이 아니라 성찰과 기도로 간절해진 손을 꿈꾸어야 합니다. 마음 곳간이 넉넉해지면 손은 가난 속에서 오히려 여유로워집니다. 그것을 일컬어 청빈이라 합니다. 청빈의 서늘한 손끝을 ! (125쪽)
BlogIcon 글터 2007/03/20 19:30 L R X
내가 나를 알고 나면 가벼워지겠지요? 조용하고 환하겠지요? 텅비어 거침없는 자리에 무엇이든 오고 가겠지요. 정직한 거울처럼 세상이 비치겠지요. 아름다울 겁니다. 따뜻하고 평화로울 겁니다. 다툼없겠지요. 넉넉할 겁니다. 선선한 저녁바람이 쏟아지는 하늘이 그림같았습니다. 좋은데요? (185쪽)
일초 2007/05/10 12:56 L R X
빈손에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무엇이 있을까?
놓는 연습이 참으로 힘들다.
무엇이든 잡히면 놓으라 했는데.......
집히는 건 모두가 놓아지질 않는다.
헌데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저 앞의 다리를 건너면 바로 그곳인데.....
이것과 저것이라는 분별심과
이것이네, 저것이네, 라는 차별심이
보이지 않아야 하거늘 이제는
도무지 잡히지도 놓아지지도 않는다.
그 어떤 모든 것을 놓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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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와 장수매
책 읽어 줄께 | 2007/03/02 15:35   by 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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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름: 돌이와 장수매
지은이: 류재수
펴낸곳: 나미북스
펴낸날: 2006년 4월 20일
정   가: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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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글터 2007/03/02 15:36 L R X
그림을 마치면서... ...

오래 전 사할린 섬 남쪽 끝에 있는 코르사코프라는 곳에 갔을 때였다.
바닷가 작은 언덕, 나무 한 그루 없이 듬성듬성 나 있는 풀섶 위에 남루한 나무 벤치 하나가 놓여 있고, 동포 노인 한 분이 낮아 고국을 향해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광경은 마치 초현실주의 그림을 보듯 기묘했다. ‘저렇게 반세기를 앉아 있었구나...’ 생각하면서 슬그머니 다가가 그 분의 표정을 보는 순간,
시간이 멈춘 듯 그저 멍해졌다. 상상과는 정반대로 그렇게 온화한 모습일 수가 없었다. 무엇이 그 분을 미소 짓게 했을까?
돌아온 나는 참담했고 한동안 자괴감에 빠졌다. 무엇인가 구하러 간 그곳에서 목격했던 상황들은 되레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이 어떤 곳인가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국 곳곳에 스며 있는 이웃들의 비원을 외면한 채, 그 사회가 추구한다고 하는 안정과 번영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어느 날 장산곶매가 코르사코프의 고적한 잿빛 하늘 아득히 먼 곳에서 찬 공기를 가르며 선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들어왔다.
이 책을 한창 그리고 있던 중에도 이십여 년을 가깝게 지내던 팔순 노인 한 분이 북녘에 가족을 둔 채 세상을 하직 하였다.
혼자 살던 그 분은 평소 가족 이야기를 꺼렸고, 나는 조심스러워 잘 묻지도 못했다. 그러던 분이 나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그리운 정도가 아니오...”였다.
지인과 함께 고향이 가까운 대동강에 유골을 뿌리면서 문득, 슬픔보다도 이 버젓한 세상에서 왜 가족이 서로 못 만나야 하는지 ‘참 이상하다’는 단순한 생각이 복받쳤다.
이 책을 마무리할 즈음 기회가 되어 오랜만에 코라사코프에 다시 가 보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바다는 장엄하게 다가왔다.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망향의 동산’에서 육십 년 만에 처음으로 지내는 망향제의 굿 소리를 뒤로 하고 아련히 빛나는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돌이의 다음 이야기를 꼭 그리게 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2006년 1월 유재수

*코르사코프 :
과거 일제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15만 동포들의 한이 서려 있는 사할린 섬 맨 남쪽 끝 고국을 향한 곳에 위치한 항구 도시.
해방직후 섬 각처에서 중노동에 시달리던 동포들은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 도시에 집결하였으나, 귀국선의 원인 모를 폭발로 수천 명이 수장 되는 등 집요한 외세의 방해와 고국의 무관심으로 귀향의 꿈이 좌절되고 그 자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지금도 사할린 섬에서 가장 많은 동포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그곳 후손들은 차별과 정체선의 혼란을 겪으면서도 모국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장산곶매 :
분단 극복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백기완 선생이 전하는 황해도 지방의 옛이야기로서, 선생의 저서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 <통일과 반통일> <장산곶매 이야기>등에 수록되어 있으며,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도입부에도 인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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